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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집 하자보수해야할 부분은 누구 책임일까? — 임대인 의무, 요구 방법, 분쟁 예방법

 

전세집에 누수가 생겼는데 집주인이 "세입자가 알아서 하세요"라고 한다면, 그건 잘못된 말입니다.
임대인에게는 법적으로 수리 의무가 있습니다. 어떻게 요구하고 어떻게 예방하는지 완전히 정리해 드립니다.


들어가며 | 여름마다 곰팡이가 피고, 겨울마다 보일러가 말썽을 부렸다

직장인 정씨는 서울 마포구의 한 빌라에서 2년 전세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입주 첫해 여름, 장마철이 되자 욕실 천장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습니다. 임대인에게 전화했더니 "원래 조금 그래요. 심하면 연락 주세요"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겨울이 되자 이번에는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온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임대인에게 연락하니 "보일러는 세입자가 쓰면서 생긴 문제 아닌가요?"라며 수리비를 세입자가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씨는 억울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결국 본인 비용으로 보일러를 수리했습니다. 계약 만기 때 임대인이 "원상복구 안 됐다"며 수리비를 보증금에서 공제하려 하자 그제야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임대인에게는 법적으로 임차인이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을 유지·보수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정씨는 처음부터 이 사실을 알았다면 본인 돈으로 보일러를 고치지 않아도 됐고, 퇴거 시 분쟁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전세집에서 발생한 하자는 임차인의 귀책이 없는 한 임대인이 수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알고 모르고에 따라 수십만 원, 때로는 수백만 원의 차이가 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임대인의 하자보수 의무 범위, 올바른 요구 방법, 분쟁 예방법을 완전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임대인 의무 

1-1. 임대인의 법적 수리 의무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의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쉽게 말해 임대인은 세입자가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집의 상태를 유지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단순한 도의적 의무가 아니라 계약상·법률상 강제되는 의무입니다.

이 의무는 계약 기간 전체에 걸쳐 지속됩니다. 입주 당시에는 멀쩡했던 시설이 거주 도중 고장이 났다면, 그것이 임차인의 귀책으로 인한 것이 아닌 한 임대인이 수리해야 합니다.


1-2. 임대인이 수리해야 하는 항목 vs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항목

하자보수 분쟁의 핵심은 어떤 것이 임대인 부담이고 어떤 것이 임차인 부담인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법원 판례와 실무 기준에 따른 구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임대인 부담 임차인 부담
누수·방수 천장·외벽·옥상 등 구조적 누수 임차인 과실로 인한 배관 파손
보일러 노후화로 인한 고장, 부품 교체 임차인 부주의로 인한 파손
도배·장판 자연적 노후화로 인한 변색·박리 임차인 과실로 인한 심각한 훼손
곰팡이 건물 구조·결로 문제로 인한 곰팡이 환기 부족 등 임차인 관리 부주의
전기·가스 배선·배관 등 설비 노후화 문제 임차인 과실로 인한 기기 파손
창문·문 노후화로 인한 잠금장치 불량, 창틀 변형 임차인 과실로 인한 파손
싱크대·욕실 노후 배관·수도꼭지 교체 임차인 과실로 인한 파손 및 막힘

1-3. 임대인의 수리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임대인이 모든 하자를 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의 경우에는 임차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임차인의 고의나 과실로 발생한 파손은 임차인이 원상복구 또는 수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또한 정상적인 생활 범위 내에서 발생하는 소모성 소모품 교체, 예를 들어 전구 교체, 배수구 청소, 도어락 배터리 교체 등은 임차인 부담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입주 전부터 존재했던 하자를 임차인이 알면서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서에 현상 유지 조건이 명기된 경우에도 임대인의 수리 의무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2. 요구 방법 

2-1. 구두 요청만 하면 안 되는 이유

정씨의 사례에서 가장 큰 실수는 전화로만 수리를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전화 통화는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나중에 임대인이 "수리 요청을 받은 적 없다", "세입자가 알아서 고쳤다"고 발뺌하면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하자보수 요청은 반드시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이메일, 내용증명 모두 유효한 수단입니다. 특히 내용증명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하자의 경우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2-2. 하자보수 요청 단계별 절차

1단계: 하자 발생 즉시 증거 확보

하자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현장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누수라면 물이 새는 부위와 물이 고인 상태를, 곰팡이라면 발생 위치와 범위를 상세히 촬영합니다. 촬영 파일에는 날짜와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됩니다.

 

2단계: 서면으로 수리 요청

사진을 첨부해 임대인에게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요청합니다. 요청문에는 하자의 내용, 발생 시점, 사진 첨부 사실, 수리 요청 기한을 명확히 기재합니다.

요청문 예시입니다.

"안녕하세요, ○○동 ○○호 세입자 ○○○입니다.
오늘(○월 ○일) 욕실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하여
사진과 함께 알려드립니다.
빠른 시일 내에 수리를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2주 이내에 조치가 없을 경우 직접 수리 후
비용을 청구드릴 예정입니다."

 

3단계: 응답 없을 시 내용증명 발송

2주 이상 임대인의 응답이 없거나 수리를 거부하는 경우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에서 발송하거나 인터넷 우체국(epost.kr)에서 온라인으로 발송할 수 있습니다.

 

4단계: 임차인 직접 수리 후 비용 청구

내용증명 발송 후에도 임대인이 수리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법 제626조에 따라 임차인이 직접 수리하고 그 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필요비 상환 청구권이라고 합니다.

직접 수리 시에는 반드시 수리 업체에서 세금계산서 또는 현금영수증을 받아두어야 합니다. 이것이 나중에 비용 청구의 증거가 됩니다.


2-3. 하자가 심각하여 거주가 어려운 경우

누수가 심해 바닥이 흥건하거나, 보일러 고장으로 겨울에 난방이 전혀 안 되는 등 거주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의 하자가 발생했다면 더 강력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7조에 따라 임차인은 차임(월세)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자로 인해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경우 그 부분에 비례해 월세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하자가 너무 심각해 임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 해지까지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고 조기에 이사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하자에 한정되므로 법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3. 분쟁 예방법

3-1. 입주 당일 현황 사진 촬영

하자보수 분쟁의 대부분은 "이 하자가 입주 전부터 있었는지, 아니면 세입자가 생활하면서 생긴 것인지"를 두고 발생합니다. 이 다툼을 원천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입주 당일 집 안 전체를 빠짐없이 사진으로 기록해 두는 것입니다.

벽지의 상태, 장판의 긁힘, 싱크대 하부장 내부, 욕실 타일, 창문 잠금장치, 도배 상태, 베란다 방수 상태 등을 구석구석 촬영해두세요. 촬영한 사진은 임대인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공유해두면 더욱 완벽합니다. 나중에 "이건 원래 있던 거다", "세입자가 만든 거다"라는 다툼이 생겼을 때 이 사진들이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3-2. 계약서 특약에 하자보수 조항 기재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하자보수와 관련된 특약을 넣어두면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명확한 기준이 됩니다.

"임대인은 계약 기간 중 임차인의 귀책이 아닌
구조적 하자(누수·보일러 고장·전기 배선 등)에 대해
통보 후 2주 이내에 수리를 완료해야 한다.
임대인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이 직접 수리하고
그 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입주 전 기존에 있던 하자 사항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특약도 유용합니다.

"입주 전 발생한 하자(도배 노후, 장판 긁힘 등)는
임차인의 원상복구 의무에서 제외한다."

3-3. 하자 발생 시 즉각 기록하는 습관

정씨의 사례에서 또 다른 실수는 하자가 처음 발생했을 때 바로 기록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누수가 처음 생겼을 때 촬영해두고 서면 요청을 했다면, 나중에 "원래부터 심했는지 세입자가 방치해서 심해진 건지"를 두고 다툼이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자가 발생하면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즉시 사진을 찍고 임대인에게 문자로 알려두세요. 이 습관 하나가 퇴거 시 수십만 원의 분쟁을 막아줍니다.


3-4. 퇴거 시 임대인과 함께 현황 점검

퇴거일에는 임대인(또는 대리인)이 반드시 현장에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이삿짐이 모두 빠진 빈 집 상태에서 임대인과 함께 집 안 전체를 돌아보며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으면 명도 완료 확인서를 작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임대인이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항목이 있다면 입주 당일 촬영해둔 사진과 비교해보세요. 입주 전부터 있던 하자라면 임차인의 원상복구 의무가 없습니다. 반면 거주 중 임차인의 과실로 발생한 파손이 있다면 협의를 통해 적정 비용을 공제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입니다.

시점 해야 할 것
계약 시 하자보수 의무·기한 특약 기재. 기존 하자 원상복구 면제 조항 포함
입주 당일 집 안 전체 사진·영상 촬영. 임대인과 공유
하자 발생 시 즉시 사진 촬영 → 문자로 임대인에게 통보 → 기한 내 미이행 시 내용증명
직접 수리 시 세금계산서·현금영수증 보관. 수리 전후 사진 촬영
퇴거 당일 임대인과 함께 현황 점검. 명도 확인서 작성. 분쟁 항목은 입주 사진과 비교

마치며 | 정씨가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정씨가 이 사실들을 계약 전에 알았더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입주 당일 집 안 사진을 찍어두었을 것이고, 누수가 처음 생겼을 때 바로 문자로 임대인에게 알리고 증거를 남겼을 것입니다. 보일러 고장 때도 문자로 수리를 요청하고 임대인이 거부하자 내용증명을 보낸 뒤 직접 수리 후 비용을 청구했을 것입니다. 퇴거 때 임대인이 원상복구를 요구했을 때도 입주 당시 사진을 근거로 당당하게 반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자보수 분쟁의 90%는 처음부터 증거를 만들어두는 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법을 알고 기록을 남기는 것, 이 두 가지가 전세 생활에서 내 권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하자보수 분쟁은 개별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무사·변호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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